밤 열두 시를 조금 넘긴 시간, 집 안은 이미 모두 잠들어 조용했지만 하나의 작은 화면만은 여전히 뜨거웠다. 지우의 손가락은 무의식적으로 위로, 또 위로 화면을 밀어 올리고 있었다. 짧은 영상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됐고, 소리는 이어폰을 타고 귓속을 파고들었다. 오늘도 역시, 지우는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은 열한 시 전에 무조건 잘 거야.”
저녁을 먹고 책가방을 내려놓으면서 분명 그렇게 다짐했었다. 하지만 알림 한 번, 친구가 올린 스토리 한 번, 유명 크리에이터의 새 영상 한 편이 그 다짐을 아주 쉽게 무너뜨려 버렸다.화면 속에서 사람들이 웃고, 춤추고, 자기 삶을 자랑하는 사이, 지우의 방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었다. 책상 위에 펼쳐둔 수학 문제집은 한 장도 넘겨지지 않은 채 베개처럼 엎드린 공책 아래에 깔려 있었다. 알람 시계는 벌써 내일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지우의 시간은 끝이 없는 피드 속 어딘가에 묶여 움직이지 않는 느낌이었다.
이 이야기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주인공도, 드라마틱한 사건도 없다. 대신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리고 어쩌면 바로 우리의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SNS에 중독된 10대들”
의 하루에서 시작한다.지우가 SNS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모든 게 새롭고 재미있기만 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반 친구들 거의 모두가 이미 어떤 앱이든 하나쯤은 하고 있어서
“너 아직도 그거 안 해?"
라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마치 자신이 어떤 중요한 문 앞에서 혼자 떨어져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결국 부모님을 설득하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엄마, 나도 친구들이랑 단체방 있어야 공지 같은 거 받지."
“요즘은 다 거기서 숙제 얘기도 하고 그런다니까.”
엄마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약속을 한 가지 세워줬다.“밤 아홉 시 이후에는 폰 그만 쓰기. 모르는 사람한테 말 걸지 않기. 공부할 땐 알림 꺼놓기. 이 세 가지 약속 지킬 수 있지?”
그때의 지우는 너무 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는 걸 아직 몰랐고, SNS가 어떻게 사람의 시간을 조금씩 잠식하는지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학교에 올라오자 상황은 훨씬 복잡해졌다. 현실 친구뿐 아니라, 같은 게임을 하는 사람들, 같은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들, 같은 밈에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다 연결된 느낌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과 동시에 연결되어 있다는 기분”은 처음에는 짜릿했다.
학교에서 말 한마디 섞어본 적 없는 아이가 DM으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자기 방에서 혼자 찍어 올린 짧은 영상에 좋아요가 수십 개씩 붙는 날도 생겼다. 댓글 알림이 우수수 올라오는 날이면, 지우는
“아, 나도 쓸모 있는 사람인가 보다.”
하는 느낌을 받았다.하지만 그 기분은 오래가지 않았다. 사람들은 금방 다른 계정으로, 다른 밈으로, 다른 소식으로 떠났다. 어제까지 난리가 났던 게시물도 오늘이면 이미 묻혀 있었고, 좋아요와 댓글의 숫자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거짓말처럼 줄어들었다. 그 빈자리에는 묘한 초조함이 들어앉았다.
“나도 뭔가 올려야 하는데.”
“나도 뭐라도 보여줘야 사람들이 기억할 텐데.”
그렇게 생각할수록, 지우는 현실에서의 자신의 모습이 초라해 보였다.지우가 느끼는 초조함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SNS에 접속할 때마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의 트랙 위에 서게 된다.
누가 더 많이 좋아요를 받는지 누가 더 예쁘게, 더 멋있게, 더 재밌게 보이는지 누가 더 빠르게 최신 유행을 따라잡는지
이런 비교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지금 이대로의 나”
를 믿지 못하게 만든다.문제는 이 경쟁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험처럼 한 번 보고 끝나는 것도 아니고, 경기처럼 휘슬이 울리면 멈추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멈춰야 할 시점을 잃어버린 채,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고침을 누르고, 계속해서 화면을 스크롤하게 된다.
어느 날 밤, 지우는 알 수 없는 공허함에 갑자기 눈물이 났다. 분명 화면 속에는 웃긴 영상도, 귀여운 강아지도, 감동적인 짧은 다큐도 있었는데, 보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느낌이었다. 마치 달콤한 음료를 너무 많이 마신 뒤, 입안에 이상한 진공이 생기는 그런 기분이었다.
알림은 계속 울리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진짜로 자기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화면에는 수많은 이름과 아이디가 떠다니는데, 지우는 점점 더 혼자라고 느꼈다.
“이 정도면 나, 진짜 중독인가?”
그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 지우는 처음으로 설정 > 스크린 타임을 열어보았다.
오늘 하루 SNS 사용 시간은 6시간 12분. 그중 절반은 짧은 영상 앱, 나머지는 메신저와 사진 공유 앱이었다. 스스로도 믿기 어려운 숫자였지만,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지우는 멍하니 숫자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폰을 뒤집어 놓았다. 그러나 몇 초 지나지 않아 손이 다시 화면을 향했다. 밤 사이에 놓칠지도 모를 새로운 이야기들이, 새로 올라올 영상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학교에 가는 버스 안에서도 모두가 폰을 보고 있었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누군가는 이어폰을 꽂고 영상에 몰입해 있었고, 누군가는 빠르게 타자를 치며 단체방에 답장을 보내고 있었다.
지우의 손에도 역시 폰이 쥐어져 있었다. 하지만 어제 본 스크린 타임 숫자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지우는 순간적으로 폰을 가방 속에 넣어버렸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창밖을 바라봤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매일 지나다니는 빵집의 간판, 출근하는 어른들의 표정, 횡단보도 앞에 서서 장난을 치는 초등학생들…. 모두 늘 그 자리에 있었을 텐데,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낯설고 새로웠다.
그러나 그 평화로운 순간은 오래 가지 않았다. 가방 속에서 폰이 드르르륵 진동하며 울렸다. 다시는 폰을 보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도 아니었기에, 지우는 자연스럽게 폰을 꺼냈다.
알림은 생각보다 많았다. 새로 올라온 영상 추천, 친구들이 올린 스토리, “이거 너 닮음ㅋㅋ” 이라며 친구가 보내온 짤, 좋아하는 아이돌의 컴백 티저. 그리고 그 알림들 사이에 담임 선생님이 만들어 놓은 반 단체방 공지가 끼어 있었다.
“중간고사 범위 공지합니다.”
단순한 공지 한 줄이었지만, 지우의 머릿속에서는 여러 생각이 겹쳐지며 엉켜버렸다. 시험, 성적, 진로, 그리고 SNS.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이 지점이 바로 제로 스토리텔링의 시작점이다. 모든 걸 한 번에 바꾸려 하지도 않고, 완벽한 계획을 세우지도 않은 채, 그저
“지금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순간.이야기는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이렇게 작은 자각에서부터 다시 써지기 시작한다.
점심시간, 급식실에서 밥을 먹고 난 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각자의 폰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어떤 테이블은 셀카를 찍느라 분주했고, 다른 테이블은 방금 본 밈을 서로 보여주며 웃고 있었다.
지우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서현이 물었다.
“야, 너 어제 그 영상 봤냐? 그… 뭐였지, 공부하려고 폰 던졌는데 갑자기 슬로우 모션 되는 그거.”
모두가 알 것 같은 듯 웃어 넘겼지만, 지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어… 못 봤는데?”
순간, 테이블 위 공기가 살짝 요동쳤다. 친구들은 잠깐 놀란 얼굴로 지우를 보더니, 곧바로 자기들끼리 영상을 찾기 시작했다.
“헐 진짜 안 봤어? 이거 완전 대유행이야. 야, 이 계정 몰라? 너 팔로우 안 했어?”
서현의 말에, 지우는 알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뒤처지고 있다는 감각과 조금은 자유로운 감각이 동시에 밀려왔다. 마치 학교 운동장에서 모두가 뛰고 있을 때, 혼자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문득, 지우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야, 너네 하루에 SNS 얼마나 해?”
예상치 못한 질문에 친구들은 서로의 얼굴을 한번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게 왜?” “갑자기 양심 고백 타임이야?” “야, 넌 진짜 많이 할 거 같은데?”
결국 누군가 장난스럽게 제안했다.
“스크린 타임 켜서 오늘 기준으로 캡쳐해서 보여줄래?”
모두가 장난처럼 폰을 들여다봤고, 곧 테이블 위는 놀람과 탄식, 그리고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어제 하루 SNS 7시간 30분 짧은 영상 앱 5시간 10분 메신저 3시간
숫자는 각자 조금씩 달랐지만,
“생각보다 훨씬 많다”
는 사실만큼은 모두 같았다.그때 지우는 솔직하게 말해버렸다.
“나… 솔직히 좀 무서웠어. 어제 6시간 넘는 거 보고. 내 하루에 4분의 1이 그냥 폰 속으로 빨려 들어간 기분이랄까.”
예상과 다르게, 친구들은 지우를 비웃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씩 보탰다.
“나도 그거 느낌 뭔지 알 거 같아. 나, 자기 전에 폰 없으면 잠이 안 와.”
“나도. 근데 폰 하다 보면 또 잠이 안 와.”
“나 시험 기간에도 몰래 화장실 가서 영상 봤어. 보면 안 된다는 거 아는데도 손이 막 가.”
그 테이블 위에서, 아이들은 처음으로
“우리, 조금 이상한 거 아닐까?”
라는 질문을 함께 바라보게 되었다.집으로 돌아온 후, 지우는 책상을 정리하기 전에 우선 폰부터 책상 서랍 속에 넣었다. 서랍을 닫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오늘만, 진짜 오늘 하루만 실험해보자.”
지우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거창한 결심 대신, 아주 작은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저녘 8시 이후로는 SNS를 열지 않기 알림을 전부 꺼놓고, 직접 앱을 열기 전에는 아무것도 보지 않기 심심하면, 일단 10분만 버텨보기
사실 이 계획은 완벽하지 않았다. 전문가가 짜 준 프로그램도 아니고, 누가 객관적으로 검증해 준 방법도 아니었다. 하지만 제로 스토리텔링의 관점에서 보면, 중요한 건 계획의 완벽함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한 발짝 떼는 것’이다.
서랍 속 폰은 예상보다 자주 떠올랐다. 숙제를 하다가 막히면, 예전 같으면 바로 검색 앱을 열고 그 안에서 다시 SNS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노트 옆에 작은 메모 종이를 두고 이렇게 적었다.
“지금 하고 싶은 건 폰 켜기. 대신 10분만 더 해보고 켤지 말지 결정하기.”
몇 번은 10분을 버티지 못하고 서랍을 열 뻔했다. 손잡이를 잡았다가 다시 놓는 동작이 몇 번이나 반복됐다. 그럴 때마다 지우는 창문을 열어 바깥 공기를 들이켰다.
놀랍게도, 그렇게 두세 번 10분을 버티고 나자 어느새 수학 문제집의 두 페이지가 채워져 있었다. 마음 한구석에서 작은 성취감이 올라왔다.
제로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이 아니다. 이미 흘러가 버린 시간들을 되돌릴 수는 없다. 대신 지금 이 순간부터 “다음 장면”을 어떻게 찍을 것인지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에 가깝다.
한 번의 선택은 작은 장면 하나에 불과하지만, 그 장면들이 모이면 결국 한 편의 긴 이야기가 된다.
며칠 후, 지우와 친구들은 새로운 놀이를 생각해 냈다. 이름하여 “오프라인 스토리 챌린지”.
규칙은 단순했다.
하루에 최소 30분은 폰 없이 놀거나 시간을 보내기 그 시간 동안 경험한 일을 종이에 짧게 적어 보기 일주일 뒤, 서로의 종이를 모아 한 권의 작은 이야깃책 만들기
처음에는 다들 시큰둥했다. “굳이 이걸 왜 해?”라는 표정이 얼굴에 적혀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아무도 대놓고 반대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모두가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걸.”
첫날, 지우는 일부러 집 앞 공원으로 나갔다. 폰은 집에 두고, 작은 노트와 볼펜만 들고 나갔다. 벤치에 앉아 있으니 처음에는 심심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손이 허공을 더듬었다. 볼펜을 들고 있어도, 손가락은 여전히 스크롤을 찾는 듯했다.
그때, 멀리에서 아이들이 공을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바람이 나뭇잎에 부딪혀 나는 소리, 할머니들이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소리, 누군가의 웃음소리. 그런 소리들이 한꺼번에 섞여 지우의 귀에 들어왔다.
지우는 노트 첫 장에 이렇게 적었다.
“폰 없이 공원에 앉아 있으니까, 세상이 갑자기 소리가 많아졌다.”
다음 날, 서현은 집에서 반려견과 산책을 하며 노트에 기록을 남겼다.
“영상 속 강아지만 보다 실제 강아지랑 눈을 맞추니까, 얘가 나를 얼마나 쳐다보고 있었는지 처음 알았다.”
또 다른 친구는 버스 안에서 창문을 스케치했고, 누군가는 엄마랑 같이 요리를 하며 레시피를 적어 내려갔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을 때, 아이들은 각자 한 장, 두 장씩 적어 온 노트를 가지고 도서실 한쪽 테이블에 모였다.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누군가 그 종이들을 모아 투명 파일에 끼워 작은 즉석 책을 만들었다.
제목 페이지에는 낙서체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우리의 일주일은 화면 밖에도 있었다”
아이들은 그 책을 돌려보며 웃기도 하고, “야, 이거 진짜 예쁘다”, “니 글, 좀 감성 있는데?”라며 서로를 놀리기도 했다.
지우는 그 순간, 이상한 뿌듯함을 느꼈다. 이 이야기는 어디에도 업로드되지 않았고, 좋아요 숫자로 평가되지도 않았다. 알고리즘이 밀어준 것도 아니고, 누가 인플루언서라고 소개해 준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은 이야기 묶음은 지우와 친구들에게
“우리끼리만 아는 세계”
가 되어 주었다.물론, 이 모든 변화가 마법처럼 단번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지우는 여전히 SNS를 했다. 웃긴 영상을 보면 배를 잡고 웃었고, 좋아하는 아이돌의 라이브 방송이 뜨면 알려 달라고 알림을 켜 두기도 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이제는 가끔씩 이렇게 자문해 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장면을, 나중에 돌아봤을 때 기억하고 싶을까?” “아니면 그냥 흘려보내도 되는 장면일까?”
기억하고 싶은 장면이라면, 지우는 폰부터 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대신 눈으로 충분히 담고, 마음으로 느끼고, 나중에 노트나 일기장에 옮겨 적어보았다.
흘려보내도 괜찮은 장면이라면, 그냥 웃고 잊었다. 모든 것을 기록할 필요도, 모든 것을 공유할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어느 날 밤, 예전 같으면 새벽까지 SNS를 보느라 깨어 있었을 시간에 지우는 불을 끄고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은 조용했고, 폰은 책상 위에서 충전을 하고 있었다. 알림음이 들리지 않는 대신, 밖에서 부는 바람 소리와 이불이 살짝 움직이는 소리만이 들려왔다.
지우는 자신에게 아주 작은 질문을 던졌다.
“오늘 하루를 영화로 만든다면, 마지막 장면은 어떤 화면이 좋을까?”
어두운 방에서 혼자 스크롤을 올리는 장면보다, 눈을 감고 조용히 숨을 고르는 장면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냥 눈을 감았다.
이것이 바로 제로 스토리텔링의 결말이자,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다. 화려한 결말 대신, “다음 날도 계속될 수 있는 삶”을 선택하는 것.
SNS를 완전히 끊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이야기를 다시 쥐고 오는 일이다.
이 이야기를 읽고 있는 누군가, 어쩌면 지금 당신의 손에도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알림이 쉴 새 없이 올라오고, 새로운 영상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 여기서부터 아주 작은 제로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 오늘 단 10분만이라도, 폰을 다른 방에 두고 창밖을 바라보기
- 오늘 단 한 번만이라도, 하고 싶은 말을 직접 얼굴 보고 건네보기
- 오늘 딱 한 장면만이라도, 카메라 대신 눈으로 찍어 두기
이 작은 선택들은 SNS에 중독된 10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되찾기 위해 밟아 나갈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 이 순간도 이렇게 적히게 될지도 모른다.
“그날, 나는 화면을 잠시 내려놓고 내 인생의 다음 장면을 직접 고르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스크롤 대신 한 번 숨을 고르고, 당신만의 제로에서, 다음 장면을 천천히 써 내려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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