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 새벽배송이 온 도시를 흔들던 밤
택배 현장에 있는 한 사람의 눈으로 바라본 새벽배송 논란, 그리고 그 속에서 뒤늦게 깨어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알람 안 맞춰도 돼. 테무에서 시키면 새벽에 온다던데?”
어느 겨울 저녁, 서울 변두리의 작은 빌라 거실에서 지연은 농담처럼 말하고 곧바로 스마트폰 화면을 넘겼다. 화면 안에는 형형색색의 상품 썸네일과 믿기 힘든 가격, 그리고 눈에 확 들어오는 한 줄이 있었다. 오늘 23시 59분 이전 주문 시, 내일 새벽 도착.
옆에서 라면을 먹던 남편 민수는 젓가락을 멈추고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몇 년째 플랫폼 개발자로 일하다가 최근 구조조정에 휘말려 계약직으로 전환된 그는, 숫자와 구조에는 빠삭했지만 변화의 속도에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새벽배송? 저 가격에? 저 배송비에? 그의 머릿속에서는 자동으로 물류 네트워크와 인건비, 창고 운영 비용이 떠오르고 있었지만,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의외로 단순했다.
“와, 진짜 싸다. 근데… 저걸 누가 배송하지?”
그 시각, 도심 외곽의 물류센터에서 준호는 바코드 스캐너를 쥔 채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손등을 타고 흐르는 땀은 차가웠지만, 숨결은 뜨거웠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동네 마트의 배송 기사였다. 점장은 친근했고, 단골 손님들의 안부를 물으며 일하는 맛이 있었다. 하지만 대형 플랫폼과 가격 경쟁에서 밀린 동네 마트는 문을 닫았고, 그는 더 큰 물류회사로 옮겼다가, 다시 최근 들어 외국계 플랫폼과 계약한 배송 대행 업체로 옮겨왔다.
“오늘 테무 물량 또 늘었대.”
동료 기사가 툭 던진 말에 준호는 고개를 돌렸다. 파란색, 주황색, 초록색, 그리고 이제는 생소한 오렌지빛 로고의 박스까지. 컨베이어 벨트 위를 흘러가는 박스들 사이로 국적 불명의 브랜드들이 눈을 스쳐 지나갔다. 박스 겉면에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문장이 찍혀 있었다.
“내일 새벽 도착 보장.”
준호는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보장이라… 누구의 밤을 담보로 한 보장일까.
새벽 두 시, 도시는 자는 듯했지만 창고는 낮처럼 밝았다
새벽 두 시를 조금 넘기자, 센터의 스피커에서 작업 재개를 알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휴게실에서 종이컵 커피를 마시며 잠시 허리를 편 기사들은 다시 각자의 자리로 흩어졌다. 준호도 허리 보호대를 조여 매고, 터미널에 주차해 둔 1톤 트럭으로 향했다.
트럭 짐칸 문을 여는 순간, 차갑게 식은 공기와 함께 박스들이 숨을 쉬는 것처럼 쌓여 있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몇 년을 하다 보니, 박스가 쌓인 높이만 봐도 오늘 밤이 길지 짧을지 대략 감이 왔다. 오늘은 길었다. 특히 한쪽 구석에는 새로 들어온 오렌지색 라벨이 잔뜩 붙어 있었다.
라벨에는 작은 글씨로 해외 쇼핑 플랫폼 이름이 적혀 있었고, 그 아래에는 또렷하고도 굵게 “새벽 도착”이라는 약속이 박혀 있었다. 준호는 잠시 라벨을 바라보다가, 박스를 하나 집어 올리며 혼잣말을 했다.
“나는 새벽에 도착할 수 있지만, 내 몸은 어디로 도착하는 거지.”
그의 손목에는 오래된 스마트워치가 하나 채워져 있었다. 심박수를 체크해 준다는 기능이 있지만, 알림을 켜 둔 지는 오래였다. 어느 날부터인가, 밤이 깊어질수록 빨갛게 치솟는 그래프를 보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편리한 한 줄의 문구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늘 밤을 버티라는 조용한 명령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새벽배송이라는 말은 그렇게 서로 다른 온도로 사람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 있었다.
도심 아파트 단지의 불빛은 하나 둘씩 꺼졌지만, 창고 내부의 형광등은 더 또렷해졌다. 야간 조 소장은 새로운 플랫폼의 물량이 늘어날수록, 기사의 수가 아니라 알고리즘이 먼저 늘어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스크린 위에 뜨는 숫자들은 언제나 효율과 최적화에 대해 말하지만, 그 이면의 얼굴을 묻지는 않는다.
“소장님, 이거 테무 물량은 어디까지 가져다줘야 돼요?”
어느 신입 기사가 물었다. 아직 몸에 익지 않은 조끼가 어깨에서 조금씩 흘러내렸다. 소장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짧게 대답했다.
“똑같이, 고객 문 앞까지. 똑같이 빨리, 똑같이 정확하게. 근데 책임은… 꼭 똑같은지는 모르겠다.”
뉴스 속 논란이 현실이 되던 날
며칠 전부터, 포털 메인과 SNS 타임라인에는 새벽배송을 둘러싼 논쟁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었다. 택배 기사 과로, 심야 노동, 해외 플랫폼의 역차별, 그리고 소비자 편의. 서로 다른 프레임을 씌운 기사 제목들이 눈에 띄었다.
지연도 점심시간마다 회사 휴게실에서 그 기사들을 스크롤하며 읽곤 했다. 어떤 글은 노동자들의 입장을 전했고, 어떤 글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조했으며, 또 다른 글은 국내 기업과 해외 플랫폼 간의 공정 경쟁을 이야기했다. 모두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휴대폰을 내려놓고 퇴근길에 장을 보러 갈 때면, 머릿속에는 하나의 생각만 또렷이 남았다.
“그래도 내일 아침에 현관 앞에 있으면, 그게 제일 편하긴 하지…”
편리함은 언제나 조용하고 매끄럽게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것은 거창한 설득이 아니라, 늘어난 잠시간과 줄어든 장보는 시간을 숫자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다가왔다. 지연은 퇴근 버스 안에서 장바구니 앱을 켰다가 끄고, 다시 켰다가 끄기를 반복했다.
그날 저녁, TV에서는 국회 공청회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택배 기사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차분하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화면 아래에는 자막이 흘렀다. “심야 배송 전면 금지를 요구합니다.” 그 옆에는 또 다른 사람의 얼굴이 화면 한쪽에 작게 떠 있었다. 대형 유통사 임원이라고 소개된 그는, 새벽배송 서비스가 이미 소비자의 생활 패턴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고 주장했다.
“새벽배송을 전면 금지할 경우, 소비자들의 불편과 유통업계 전반에 미칠 충격이 막대합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사회자는 질문을 던졌다. 화면 아래 실시간 댓글창에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동시에 떠오르고 있었다. “기사님들 좀 쉬게 해줘라”라는 문장과 “우리 맞벌이 부부는 언제 장보냐”라는 문장이 한 줄 간격을 두고 마주 보고 있었다.
소파에 앉아 그 화면을 보던 민수는, 리모컨을 쥔 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결국 다 우리 얘기인데, 누구 얘기로만 나오네.”
어느 배송 기사 하루의 끝에서 시작된 질문
새벽 네 시 반, 준호는 마지막 배송지인 오래된 다세대 주택 앞에 차를 세웠다. 골목길은 생각보다 더 조용했고, 가로등은 어쩐지 더 희미해 보였다. 박스를 들고 계단을 오르면서, 그는 문득 자신이 이 도시의 뼈대를 따라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낮 동안 도시의 피부를 본다. 반짝이는 간판과 정돈된 쇼윈도, 퇴근길의 붉은 브레이크 라이트. 하지만 그 피부 아래를 돌아다니는 것은 자신과 같은 사람들의 발과 손이었다.
마지막 현관 앞에 박스를 내려놓고, 사진을 찍어 전달 완료 버튼을 누른 순간, 그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아내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애들 내일 학교 프로젝트 재료 또 주문해야 한대. 이번엔 그냥 매장에서 사올까, 아니면 또 새벽배송으로?”
준호는 잠시 답장을 망설였다. 새벽배송을 쓰지 말자고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역시 낮 시간 동안 장을 보러 돌아다닐 여유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지친 손가락이 결국 찍은 답장은 짧고도 모순적이었다.
“그냥 편한 대로 해.”
문을 닫고 트럭으로 돌아오는 길, 그는 자신이 방금 한 말이 누구를 위한 말이었는지 계속 곱씹었다. 편한 대로. 누구에게 편한 대로. 소비자로서의 ‘나’와 노동자로서의 ‘나’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줄다리기를 하는 느낌이었다.
편리함에 먼저 손을 내밀었던 사람도, 누군가의 편리함을 위해 밤을 새우는 사람도, 사실 한 사람의 하루 속에서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잊고 있을까.
센터로 돌아오는 길, 라디오에서는 또다시 해외 플랫폼의 공습과 국내 기업의 위기를 말하고 있었다. 진행자는 테무를 비롯한 플랫폼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새벽배송 실험이 한국 유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고, 패널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국내 업체만 규제를 받는다면, 결국 소비자들은 더 싸고 더 빠른 쪽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 산업은 더 크게 흔들릴 겁니다.”
준호는 창밖 도로 위를 스쳐 지나가는 다른 택배 트럭들을 바라보았다. 각자의 로고가 그려진 트럭들은 사실 모두 같은 색으로 보였다. 새벽의 회색. 플랫폼이 바뀔 때마다, 마크가 바뀔 때마다, 기사들의 조끼 색깔은 달라졌지만, 밤의 온도와 허리의 통증은 줄어들지 않았다.
지연의 장바구니, 민수의 코드, 그리고 한 줄의 알림
얼마 후, 지연은 결국 테무 앱을 설치했다. 회사 동료들도 하나둘씩 사용 후기를 공유하고 있었고, “이 가격에 이 퀄리티면 한번쯤 써볼 만하다”는 말이 점심시간마다 맴돌았다. 특히 한 동료는 새벽에 도착한 택배 사진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며 말했다.
“국내 앱보다 느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와. 요즘은 여기도 새벽배송 되더라니까.”
지연은 집에 돌아와 소파에 앉자마자,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기 시작했다. 생활용품, 아이들 필기구, 주방 소품 몇 개. 화면 우측 상단에 찍힌 예상 도착 시간은 그녀의 마음을 이상하게 안심시켰다. 내일 새벽.
결제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민수가 옆에서 말했다.
“잠깐만, 너 기사들 과로 얘기 나왔던 뉴스 봤잖아.”
지연은 손가락을 멈췄다. “봤지. 근데 우리 안 쓴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까? 이미 시스템이 이렇게 굴러가는데…” 그녀의 목소리에는 genuine한 고민과 이미 체념해 버린 듯한 피로가 동시에 배어 있었다.
민수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플랫폼 구조를 설계하던 개발자였던 그는, 알고리즘이 사람의 선택을 어떻게 유도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동시에, 어느새 자신도 그 알고리즘에 길들여져 있다는 사실이 불편했다.
결국 지연은 결제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대신 장바구니를 저장해 두고, 동네 마트의 영업 시간을 검색했다. 하지만 화면에 뜬 “조기 폐점”이라는 문구를 보고 다시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선택지는 많아 보였지만, 실제로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그날 밤, 민수는 노트북을 켜고 작은 사이드 프로젝트를 열었다. 그는 평소 틈틈이 택배 기사들의 실제 근무 시간을 시각화하는 웹 페이지를 만들어 보고 있었다. 공식 통계와 기사 인터뷰, 기사 커뮤니티에서 공개된 글들을 바탕으로 만든 가상의 데이터였지만, 그래프의 모양은 어느 정도 현실을 닮아 있었다.
새벽배송이 강조될수록, 그래프는 새벽 시간대에 뾰족한 산처럼 솟아올랐다. 소비자의 만족도가 올라갈수록, 기사들의 수면 시간은 반대로 내려앉았다. 모니터 앞에서 그 그래프를 바라보던 민수는, 자신이 예전에 그토록 자랑스러워했던 ‘최적화’라는 단어가 이제는 조금 다르게 들렸다.
언젠가 우리는 다시 묻게 될지도 모른다. “빠르게”라는 말과 “싸게”라는 말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대가를 누가 치르고 있는지. 그 질문을 미루면 미룰수록, 그래프의 곡선은 더 극단적인 모양으로 굳어져 버릴 것이다.
다음 겨울을 맞이하는 도시의 준비
시간이 조금 지나자, 새벽배송을 둘러싼 정책 논의는 점점 더구나 뜨거워졌다. 어떤 정치인은 심야 배송 전면 금지를 공약처럼 내걸었고, 또 다른 정치인은 소비자의 선택권 보호를 주장하며 완전 금지에는 반대했다. 시민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어 해외 플랫폼과 국내 기업 모두에게 공정한 기준과 노동자 보호 장치를 요구했다.
그 사이에서도 사람들의 일상은 계속 이어졌다. 지연은 여전히 장바구니를 열었다 닫기를 반복했고, 민수는 그래프를 조금씩 수정하면서 데이터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하려고 했다. 준호는 여전히 새벽 골목을 달렸지만, 예전보다 조금 더 자주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형, 형은 새벽배송 완전 없어지는 게 좋겠어요?”
후배 기사가 어느 날 물었다. 그는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잘 모르겠다. 완전히 없어지면 주간에 일이 몰릴 거고, 쉬워지지도 않을 거야. 근데 지금처럼 계속 가면 오래 버티기 힘든 건 맞고.”
그는 이어서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래도, 적어도 사람 목숨을 걸고 하는 서비스는 아니었으면 좋겠지.”
그 말은 소리 내어 멀리 닿지는 못했지만, 같은 야간 조에 있던 몇몇 기사들의 머릿속엔 오래 맴돌았다. 그리고 언젠가 그 말은 기사들 사이에서 작은 모임과 대화, 제안서의 문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도시는 한 번에 바뀌지 않는다. 대신 작은 문장과 작은 선택들이 겹겹이 쌓여, 어느 순간 풍경을 바꿔 놓는다. 테무의 새벽배송 논란도, 결국은 그런 작은 선택들의 총합 위에서 모양을 달리해 갈 것이다.
어느 추운 겨울 새벽, 준호는 또다시 마지막 배송을 마치고 트럭에 올랐다. 그의 스마트폰에는 소장으로부터 온 공지 메시지가 하나 떠 있었다. “내년부터 심야 배송 시간대 인력 배치와 휴식 규칙이 일부 바뀝니다. 자세한 내용은 출근 후 교육 때 안내 예정.”
아직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균열이 생긴 것만은 분명했다. 그 균열 사이로, 드물게나마 따뜻한 변화의 공기가 스며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시동을 걸고, 라디오 볼륨을 조금 낮췄다. 동이 트기 직전, 가장 어두운 시간대였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조용히, 가장 천천히 밝아오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질문 하나
아침이 되어, 지연은 현관 앞을 살폈다. 오늘은 아무 것도 놓여 있지 않았다. 대신 벽에 붙어 있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한 장의 안내문이 새로 붙어 있었다. “최근 심야 배송 논란과 관련하여, 우리 단지는 기사님들의 안전을 위해 새벽 두 시 이후 배송 자제를 권고합니다. 입주민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지연은 그 안내문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었지만, 이 작은 아파트 단지만의 방식으로 균형을 찾아보려는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집 안으로 돌아와 휴대폰을 열었다. 장바구니는 아직 그 자리에 있었고, 도착 예정 시간은 여전히 매력적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지연은 장바구니의 일부 상품을 삭제하고 배송 옵션을 바꾸었다. “일반 배송, 2~3일 이내.”
그 순간, 세상이 바뀌지는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그녀의 하루는 조금 다른 선택 위에 놓였다. 그리고 그런 선택이 모이면, 언젠가 그래프의 곡선이 조금은 덜 날카로운 모양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저녁, 민수는 자신의 프로젝트 페이지 상단에 짧은 문장을 하나 추가했다.
“빠르게 도착하는 물건의 뒤에는, 천천히 닳아가는 누군가의 밤이 있다. 그 사실을 알고도 여전히 같은 선택을 할 것인지, 그건 각자의 몫이다.”
그리고 그는 그래프 옆에 작은 체크박스를 만들어 넣었다. “나의 오늘 선택 반영하기.” 체크를 하면, 그래프 위에 작은 점 하나가 찍히는 단순한 기능이었다. 하지만 그 점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선택이 하나의 데이터이자 하나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싶었다.
도시는 또다시 저녁을 맞이했고, 수많은 장바구니와 수많은 트럭이 같은 하늘 아래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테무의 새벽배송은 여전히 논란이었고, 동시에 여전히 사람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이야기는 이제 막, 우리 각자의 선택에서부터 다시 시작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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